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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Column)

(새숨나눔) 잘 먹고 잘 살아라

  • 2022-09-18
  • 새숨교회
  • 860
  • 0

혹시 잘 먹고 잘 살아라라는 말을 들으면 어떤 느낌이 드는가? 언젠가부터 잘 먹고 잘 살아라라는 말을 들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 나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이다.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사랑하는 연인의 관계에서 상처받아 서로 원망하고 분노하며 저주하는 감정을 실은 정서가 떠오르지 않을까 생각된다.

하지만 나는 잘 먹고 잘 살아라라는 그 말을 참 재미있게 생각한다. 물론, 말하는 톤과 분위기를 살펴 신경쓰고 말한다. 이 말에는 진중한 격려와 생명력이 있기 때문에 그 의미가 퇴색되지 않도록 마음을 담은 축복을 전하려고 한다. 당연하지만, 잘 먹어야 건강에 좋고, 배가 든든해야 해야 할 일도 활기차고 무난하게 해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건강해야 우리의 삶에도 기쁨이 깃들어 힘든 일상에서도 비전과 꿈을 찾아 더 나은 삶으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말을 상대방에게는 잘하지만 때로는 나는 내 자신에게 잘 먹고 잘 살라는 말을 억제하기도 한다. 예전부터 불규칙한 끼니와 식습관으로 인해 부모님으로부터 걱정과 꾸중의 말씀을 자주 들었었다. 고등학생 때부터 식습관이 건강하지 않았다. 용접과 배관과 여러 실습을 하고 난 뒤에는 몸에 힘이 많이 빠졌다. 그럴 때마다 점심을 간단히 먹고 낮잠을 잤으며, 수업시간이 끝나고 배고프다 싶을 때는 군것질을 하여 속을 달랬다. 그때부터 식습관에 조금씩 균열이 생겼을 것이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직장생활도 어느덧 익숙해졌을 무렵에 또 식습관에 변화가 찾아왔다. 많은 업무량과 늦은 퇴근시간으로 인해 나를 위한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휴게시간에도 일을 한 것이다. 퇴근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서 쉬지 않고 일을 처리하였고, 업무의 효율을 압축시켜 능동적으로 일하는 모습이 지혜로워 보이기도 했다. 그리고 회사에서도 그 모습을 칭찬하고 열심히 일하는 직원으로 비춰져 노력과 능력을 인정받는 느낌이 들었다. 그럴수록 몸을 무리하게 사용하여 건강에 불길한 신호와 징조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과로와 영양결핍으로 인해 스트레스가 증가하여 크고 작은 질환이 나타났다. 위염과 식도염이 생겨 음식이 넘어갈 때 속이 쓰려왔다. 언제나 허기진 상태에서 불규칙한 식사 시간 때문에 고통스러운 일상을 견뎌야 했다. 혈압이 오르고 편두통과 몽롱한 컨디션으로 인해 전체적으로 건강이 약화되어 어느 날에는 근무 중에 혼수상태가 되어 응급실에 이송되었다. 그렇게 체력을 혹사시킨 대가로 돈과 시간은 얻었을지 모르지만, 그 무엇보다 소중한 건강을 잃어버리게 되었다.

그때가 돼서야 되돌릴 수 없는 선택과 가능성에 대하여 고뇌의 시간이 주어졌다. 응급실에서 누워 있을 때 여러 개의 링거 바늘이 왼팔의 혈관에 꽂힌 상태에서 몸의 상태를 진단받았다. 그리고 이대로 죽는 건 아닌지 걱정도 많이 했다. 몸에 꽂힌 링거 바늘이 아프고 불편했고 병원에서 생사를 오가는 응급환자들을 보면서 삶에 대한 무게와 소중함을 깨닫게 되었다. 무엇보다 병상에 누워있는 내 모습을 보시는 어머니의 슬픔을 잊을 수가 없었다. 괜찮다는 말로 어머니의 걱정을 가볍게 여긴 나의 경솔함을 반성했다. 그때에 잃어버렸었던 신앙을 다시 묵상하게 되었다. 열심히 잘 살아보겠다는 결단이 어긋나고 몸을 혹사시켜 일하는 상황에서도 묵묵하게 동행하셨던 하나님의 말씀이 떠올랐다. 하나님은 창세기 316~20절의 말씀을 통해 잘 먹고 잘 살아라라는 말을 나에게 건네셨다.

이 말씀에서 아담과 하와는 뱀의 간교로 인하여 선악과를 따먹었고, 인간에게 절망과 죽음이 찾아오며 하나님은 그들을 책망하고 심판하여 저주를 받게 되었다. 이 땅에 살기 위해서는 평생토록 수고하여 소산을 먹어야 하는 고통의 삶을 살게 된 인류의 운명이 묵상되었다. 하지만, 노동이 하나님의 심판이나 저주 그 자체는 아니지만, 살아가는 삶에는 반드시 고통이 따르게 되었다는 의미를 깨닫게 되었다. 그런 절망적인 상황에서도 아담은 자기 아내를 하와라고 부른다. 이는 생명’, 곧 모든 산자의 어머니라는 의미를 가졌으며, 아담은 죄악과 심판의 상황에서 죽을 운명이 주어졌음에도 자기 아내를 원수나 책망의 대상으로 부르지 않고 생명이라고 부르며 희망과 사랑을 놓지 않은 모습을 보고 앞으로 나아갈 삶의 도전이 되었다.

하나님의 동행하심이 생명이 살아갈 수 있도록 가꾸시는 아버지의 사랑임을 깨닫는다. 어쩌면 하나님은 우리가 이 땅에서도 잘 먹고 잘 살아라는 마음으로 우리를 사랑하심을 경험한다. 자기 자신을 건강하게 먹여주고 입혀줄 수 있어야 타인에게도 그 활력을 전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렇기 때문에 사랑은 바깥을 향한 실천이기 전에 내면의 사랑에서 시작된다. 내면에 있는 자신이 잘 먹고 잘 살아 있어야, 건강한 생명력의 영향력이 확산되어 다른 이웃을 돕고 살펴줄 수 있는 삶의 활력이 세상에 솟아오르기를 소망한다.

그 날이 있었기에 요근래 밥은 잘 먹고 지내고 있냐는 어머니의 걱정과 꾸중이 머리 속에 맴돈다. 그렇다. 어머니의 시선에서 나의 모습은 낙원을 떠난 아담이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렇기 때문에 어머니는 어머니로서의 최선을 다하지 못하는 삶에서 아파하셨을 것 같았다, 비록 많은 것을 내려놓고 학업의 여정을 떠난 삶이 덧없는 방랑처럼 느껴지지만, 지금 만나게 되는 많은 사람들을 향해 참된 생명의 힘을 흘려보내는 삶을 소망하고 기도한다. 그렇기에 이 글을 통해서 여러분들에게 이렇게 격려한다.

잘 먹고 잘 사십시오!”


-김남건 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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